글방
엘리제를 위하여
맑은 계곡
2009. 11. 11. 21:54
엘리제를 위항여 /김광규
사랑하는 늑대야
넓은 이마에 총명한 눈동자
뾰족한 코에 빳빳한 귀
꼬리를 늘어뜨린 네모습을 보았을때
나는 잃어버린 누렁이를 생각했다.
귀여운 늑대야
휘파람을 불면서 나는 네게로 다가갔지
하얀이를 드러내는 너는
날씬한 몸매로 달려들었고
나는 너를 반갑게 껴안았다.
그러나 입맞추는 대신 너는
앞발로 사납게 나를 쓰러뜨리고
나의 목을 물어 뜯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나의 무덤에 올라서서
달을보고울부짓는 너의 소리 들을 때마다
나는 아직도 잠을 이룰 수 없다.
사람보다 동물을 더 사랑했던
나를 네가 물어 죽였다고 믿을 수 없다.
죽어서도 사랑하고 싶은
귀여운 나의 늑대야